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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를 동정하는 심리
가해자를 동정하는 이유: 책임을 회피하려는 심리
가해자를 동정하는 심리의 핵심에는 책임 회피가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사람은 사회적 문제나 범죄 사건을 접할 때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입장에 감정 이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나도 저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라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심리적 방어 기제다. 특히, 가해자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후회하거나 변명할 때, 사람들은 그 태도에 설득당하기 쉽다. 예를 들어, 특정 범죄자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거나 "충동적으로 그랬다"라고 말하면, 일부 사람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동정심을 느낀다. 이는 개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책임을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심리적 기제와 맞물려 있다. 또한, 특정 집단에 속한 사람이 가해자가 되었을 때, 같은 집단의 사람들은 그를 옹호하거나 감싸서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집단주의적 태도는 개인이 속한 사회적 환경과 문화에 따라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인지 부조화와 가해자 미화
인지 부조화는 사람들이 기존의 신념과 모순되는 정보를 접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심리적 과정이다.
특히, 우리가 좋아하거나 존경했던 인물이 가해자로 밝혀질 경우,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우리는 가해자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하거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라는 식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연예인, 정치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에게서 자주 목격된다. 예를 들어, 어떤 배우가 폭력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그의 팬들은 "평소에는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실수일 거야"라며 감싸며 안아준다. 이는 우리가 기존에 형성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새로운 부정적인 정보 사이에서 생기는 인지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이러한 심리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에게도 적용된다. 부모가 자녀의 잘못을 쉽게 용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가해자를 동정함으로써 자신이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줄이고, 기존의 관계가 무너질까봐 두려워하는 심리가 바탕이 되어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가해자 서사
미디어는 가해자를 동정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해자가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거나, 그들의 과거를 조명하는 방식으로 서사를 만들 때,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가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된다. 예를 들어,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그들의 성장 과정이나 심리적 고통을 상세히 묘사하며 시청자의 공감을 유도한다. 이는 단순한 흥미롭고 자극적인 요소일 수도 있지만, 실제 사건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뉴스에서도 가해자의 가족이나 주변인의 인터뷰가 강조되면, 가해자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한 연민이 커지고 피해자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희미해진다. 또한, 일부 미디어에서는 가해자의 배경을 강조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회적 약자로서 힘든 삶을 살았다"라는 식의 보도를 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범죄를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이러한 보도 방식은 가해자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미디어 제작이 필요하다.
결론 감정보다 사실을 직시해야 가해자를 동정하는 심리는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 중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심리가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책임 회피 심리나 인지 부조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해야 한다. 또한, 미디어가 주고있는 정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감정이 아닌 사실에 집중되어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 태도가 중요하다.